이직 후, 이직 후의 회고(경력 개발자의 이직 시리즈-10(마지막))
경력 개발자의 이직 회고록(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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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개요(들어가기 앞서...)
- 회사 생활(회고 - 1)
- 다시 이직(회고 - 2)
- 회고(회고 - 3)
- 앞으로
개요(들어가기 앞서...)
하필 글 쓸 때 25년도 1월 1일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의도한 걸로 합시다;(뭐 글 마무리는 1월 말에 했지만 ㅋㅋ)
이 시리즈를 작성할 때 굉장히 들뜬 마음에, 뿌듯한 마음에 작성했던 기억이 있다.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내가 생각했던, 목표했던 개발자로 한 걸음 갔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 기분과 기운(정보)을 블로그로 공유하고 싶었다. 시리즈 9편 작성 후 어언 4년 가까이 흘렀다. 6개월 후 회사 생활에 대한 경험 및 생각을 작성하고 싶었다. 하지만 일과 사람에 치이다 보니 2년 반이 지났고, 다시 이직하고 1년이 지났다.
트라우마가 있었다. 자신감도 많이 잃었고, 주눅 들었다. 일상에는 크게 지장은 가지 않았지만 어색한 내 자신을 계속 보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괜찮다고 매번 내 자신에게 되새기지만, 나를 조이며 나는 내 자신을 계속 괴롭히고 있었다.
회사 생활 (회고 - 1)
회사생활은 전반적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항상 불안감과 무력감이 동반했다. 무력감은 결국 내 자신을 무기력하게 하였다. 이 무기력은 정말 오래갔다. 최근 괜찮아졌지만, 아직 트라우마가 있다. 이 트라우마가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결국 건강하지 못한 트라우마이다. 그때 나는 출근 중에 이등병 때 했던 생각을 똑같이 했다. 그냥 자빠져서 병원에 입원하고 싶네? 이런 생각 말이다. 그래도 버티면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버티다 보면 나도 발전하고, 주변에서도 인정을 해주기 때문이다. 과거 군대도 같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했다. 일병 말호봉까지 개같이 일 하니, 결국은 인정받고 잘 적응했다. 버티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2년이 지나도 나아진 것은 없고, 목표도 잃어버린 무력한 내 자신 밖에 남지 않았다.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해본다.
- 기본기의 부재
- 제일 큰 요인인 것 같다 ㅎㅎ 모든 문제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기술에 대한 기본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으로서의 기본기를 얘기하는 것이다. 의사소통 능력, 문제에 대한 정의 능력, 절충안/최적안을 판단하는 통찰 능력, 구조적인 사고, 전체 흐름 파악, 기민함, 임기응변 등 다양하다. 그냥 쉽게 얘기해서 일 센스가 많이 부족한 것이다. 이쯤 되면 내가 뭔 병신인가? 생각이 든다 ㅋㅋㅋ..
- 나약한 마음가짐
- 부드럽고 여유가 있는 사람을 보면 항상 부럽다. 행동이 아니라 마음을 얘기하는 것이다.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외부와의 갈등이 있어도 갈대처럼 대응을 잘할 수 있다. 외부와의 갈등이 있을 때 자신은 꺾이지 않는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난다. 자기 회복능력이 정말 탁월하다. 필자는 외부와 갈등이 생겨 쓰러지면 잘 일어나지 못한다. 이미 이런 무력감에 학습되어 있어 그런 것 같다. 이 부분은 유년 시절, 학창 시절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분명 성인이 돼서 잘 이겨내고, 강해진 줄 알았지만 전혀 아니었다 ㅎㅎ 정리하면 문제가 생겼을 때 회복탄력성이 좋지 못했다.
- 갈등이 생겼을 때 외부에 도움을 제대로 청하지 않았다. 어차피 도움을 청해봤자, 얘기해 봤자 해결되는 것도 없고, 되려 이슈 인력으로 낙인이 되기 때문이다. 당사자와 얘기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제3자한테 얘기해서 해결이 될까?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 지속적인 갈등으로 인해 자존감(심) 다 하락했다. 내 성격이 원래 이랬나? 생각할 정도로 남 눈치를 보고, 내 자신을 계속 자책하는 모습이 있었다. 필자는 남에게 피해를 주기도/받기도 하기 싫어하는 사람인데, 계속 피해를 주는 사람이 됐기 때문이다.
- 환경의 문제
- 환경은 도움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아니었다. 조직장은 파트장한테 업무와 인력 관리를 위임하였다. 파트장과 갈등은 계속됐기 때문에 필자는 고립의 연속이었다. 솔직히 할 말이 너-무 많다. 지금까지 업무를 진행하면서 억울한 것도, 불합리한 것도 정말 많았지만 결국 갈등을 해소하지 못했다. 애초에 이런 구조를 만든 조직장이나, 파트원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파트장이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지 못 한 본인이나 똑같다.
- 필자는 환경에 정말 취약한 동물이다. 아니 짐승이다. 환경을 조성하지 않으면 하지 않거나, 그 환경에 지배받는 / 영향을 제대로 받는 특징이 있다. 이를 장점으로 여태껏 활용했다.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집을 가지 않고 학교 도서관에 억지로 있거나, 일단 영어 공부를 해야 하니, 학원부터 등록하거나, 일단 환경에 나를 던져서 적응해 가는 식이다. 그리고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 환경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학습하고, 모방을 한다. 지금까지의 생존방식이고 어떻게든 생존을 했다. 장점으로 잘 활용했던 것은 내가 환경을 바꾸거나, 내 자신을 던질 수 있었지만, 회사 환경은 그렇지 않았다.
- 번외로 내 상황은 난국인데 조직의 비전 또한 공감이 되지 않았다.
다시 이직(회고 - 2)
"회고-1"의 이유로 이직한 것도 있지만, 평소에 관심 있던 조직에서 채용이 열린 것도 있다.
만약 이직에 실패했으면 나는 바로 사표 내고 나올 예정이었다. 이미 와이프와 많이 얘기했고, 퇴사하고, 재충전하기로 마음먹었다. IT 이직 시장이 얼어붙었는데도, 그 마음을 먹었다.
왜 퇴사 결심을 했을까? 심리가 굉장히 불안했다. 우울증 직전까지 간 것 같다(아니 이미 우울증이었을지도..). "저 사람이 나에 대해 안 좋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이런 생각과 휴일에 회사 메신저 알림이 오면 항상 놀라거나 집에 오면 유튜브만 쳐보다가 자기 일수였다. 왜 보냐고? 그냥 아무 생각도 하기 싫으니깐. 무력감에 지배됐으니깐. 무력감에 지배되기 때문에 나의 목표는 사라졌다. 아니 잊어버렸다. 그렇게 되니 독서/학습할 이유도 없고, 그냥 시간을 보냈다. 이 무력감은 불안감과 항상 동반됐고, 반강제로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심리 상담을 받아도 해결되는 것은 없었다 ㅎㅎ
그래도 다행히 이직은 성공했다. 계열 법인 이동은 잘 됐다.
도망친 곳에, 낙원 없다. 필자는 지금도 이 말을 경계하고 있다. 이 꼴이 나지 않으려고 서서히 맨탈을 다시 잡고 있고, 목표도 다시 잘 다듬고 있다. 트라우마는 여전히 남아있어, 제 자신을 다듬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사용하였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회고(회고 - 3)
많이 다쳤지만, 배운 것도 많다. 진짜 일을 하는 법을 배웠다. 왜와 이유를 항상 생각하고, 정말 이 방법이 좋을지? 최적의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자의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어떤 목표를 잡아야 할지 갈피도 잡았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지금도 일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겠지?(현재 팀의 일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네? 혹은 이전 회사에 이 사람이라면 이렇게 업무 했을 때 왜 이렇게 했냐고 한 마디 했겠지?)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
앞으로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다양한 사고가 있는 개발자
- 다양한 사고가 있고 싶은 이유는 위의 배운 것을 실천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험/기술뿐만 아니라 리더 혹은 기획자 같은 다른 차원/상위자의 시점 필요하다. 당장 생각나는 계획은 조직원 모방과 서적 학습이 있다.
- 일 잘하는 조직원 모방을 위해서는 조직원의 이슈 코멘트, 행동, 작성 코드 등에 대해 탐구가 필요하다. 어떻게 탐구를 하면 좋을까? 탐구 방법 리스트업 후, 상대의 행적을 기록하고 평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전에 나에 대한 객관화 지표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일단 모방하고 싶은 조직원은 1~2명 있다.
- 서적 학습은 기획자 혹은 팀 리더의 사고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서적이 좋을 것 같다. 최근 기획 관련 서적을 완독 했는데, 기획의 주된 관점은 문제 정의를 75% 비중을 두고 진짜 문제를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나의 사고력을 발전할 수 있는 서적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마지막으로 나의 사고를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내 사고를 구조화하여 적시에 효과적인 표현 및 효율적인 전달이 필요하다. 내 사고력을 어떻게 구조화할 수 있을지? 이는 아직 고민 중이다. 논증에 대한 서적도 보고, 구조적인 사고법을 어떻게 하는지 확인해보고 있다. 논증 서적은 보다 때려치웠는데... 계획을 다시 잡고 어떻게 구조적인 사고를 할지, 논증은 어떻게 업무에 녹일지 고민해 봐야겠다.
상대를 존중할 수 있는 사람
- 나는 그 사람이 왜 열을 내며 일을 했는지 알고 있다. 그래도 그렇게 주변에 함부로 했으면 안 됐다. 사회는 뿌리는 대로 거두며, 인과 과는 돌고 돈다. 필자는 절대 그렇게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일은 진행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진행되는 것이 아닌 "좋게 / 잘"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갈등 회피
- 필자는 갈등이 생길 때 절대 회피하는 성향이 아니다. 근데 회사는 달랐다. 다음에 이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든 발악하고, 부딪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물러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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